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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빙의 2 -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빙의? 접신?
‘빙의 憑依’ 어떤 영적 존재에 압도당해 때때로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신빙 神憑이라고 하기도 하며, 무속에서는 접신 接神 이라고 표현했는데.. 어감상 내 의지와 관계없이 당한 것을 빙의, 내 의지가 포함된 것이 접신이라는 뉘앙스로 느껴진다.

이런 뉘앙스라면 우리 주변에서 접신의 예는 얼마든지 많이 볼 수 있다. 입산수도했다는 도사들, 기적을 말하는 종교인, 방언을 하는 사람, 그외 종교나 그 어떤 것에 모든 것을 올인해 버린 사람들이 다 접신된 사람들이다. 게임이나 도박에 미쳐 오락실에서 며칠씩 잠도 자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도 모두 접신된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얼음호수 위에서 극한의 명상을 계속하면 접신이 안될 턱이 없다. 정신을 잃는다)


(이런 명상으로 접신하겠다고? 폼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추태일뿐이다. 자연오염이다)

뿌리로만 본다면 영적인 종교행위에 속하는 기도, 명상, 참선, 요가, 세례, 안수등도 모두 접신을 갈구하는 행위였을 것이다. ‘기분 나쁘다. 내 종교의 신성한 의식은 여기서 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미안하지만 다 똑같다. 자칫 이야기가 비화될 소지가 있으므로 여기서 급제동을 걸고..

경중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렇게 내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면 이 ‘접신’이라는 것은 비록 경우에 따라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는 있을지언정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쉴새없이 가벼운 접신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심한 단계로 접어든 경우나 애초부터 내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빙의의 경우엔 문제가 좀 다르다. 


빙의 증상
‘누군가가 날 지켜보고 있다는 섬짓한 느낌이 자주 들며 그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나타나며 수도 없이 악몽에 시달린다. 대개는 죽은 사람들이 나타나 날 어디론가 데려가는 꿈이 많다고 한다. 심한 불면증이 오기도 하며 자더라도 가위에 눌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늘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따르며 눈이 시리며 따갑다. 이명이 들리거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또 매사에 자신감이 없으며 의욕이 상실되어 사람들과의 교제를 회피하는데, 때로는 필요 이상의 말을 쓸데없이 하기도 한다. 또 혼자말을 자주 하며 가끔 비웃는 미소를 띠기도 한다. 온순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하며, 포악한 언행을 일삼는다. 가족들의 말에 갑자기 강하게 반발하며 물리적으로 광폭해지기도 한다. 갑자기 몸에 힘이 풀리기도 하고 쥐가 잘 나거나 담이 자주 든다. 또 씻지도 않고 옷을 갈아입지도 않으며 때로는 지나치게 자주 몸을 씻기도 한다. 폭식과 거식 증세가 교차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 초조해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숨이 거칠어지고, 매사에 안절부절 못하며 눈빛에는 광채가 나지만, 얼굴은 핏기를 잃어 피부가 창백하여 흡사 송장의 모습과 같다.’

이 정도라면 자기만 불편한 정도가 아니다. 주변사람들을 무지 피곤하게 만들거나 주변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가족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격리수용이다. 힘센 남자 간호사들이 근무한다는 정신병원이다.

예전 잠시 살던 중곡동에 ‘국립 정신병원’이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밤에 그 근처를 지나다니지 말라고 했었다. 이 정신병원에는 정도가 심각한 사람들만 오는데 그들은 정신병자가 아니라 귀신들린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래서 정신병원 위엔 귀신이 수도 없이 날아다니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그 정신병원 주변은 정말 저녁이후가 되면 쥐죽은 듯이 조용했었다. 삼각주 같은 곳이었는데 사람들은 정신병원 앞 가까운 길을 두고도 멀리 뒤길, 요즈음의 대원외고쪽 길로 돌아서 다니곤 했었다. 어쩌다 늦은 밤에 누군가를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 주고 들어오는 길에 그쪽에서 간혹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들릴때가 있다. 저게 정신병일까 아님 귀신들린 것일까? 그때부터 이게 궁금했었다.


귀신인가?
‘못 나간다 못나가’
눈이 풀리고 사지가 뒤틀린 여인의 몸에서 버티는 악령에게 무당이 호통을 친다.
‘물러가거라. 썩 물러가거라!’

심한경련을 한두번 일으킨 여인의 사지가 한순간 축 늘어지고, 신음하던 여인은 몸을 일으켜 긴 한숨을 토해낸다. 그리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람들을 쳐다본다.

TV에서 보는 이런 장면을 과연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상당수 과학자들은 빙의라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소위 귀신들림이라는 것은 사람의 내면에 있는 갈등이 상징과 증상으로 왜곡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증상만을 놓고 보면 우울증, 대인공포증, 만성피로증후군, 정신분열증, 다중인격장애등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런 환자에 대해 약물치료를 하고 심리 치료를 하다가 정도가 심해지면 그때서야 정신병원에 감금을 한다. 그러나 환자는 이미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진 이후이다.

반면 스님이나 목사님, 퇴마사, 무당, 최면술사등은 심각한 정신질환의 경우 다른 각도에서 접근을 한다. 따라서 그들은 정신질환인 ‘다중인격장애’와 귀신들린 ‘빙의’를 구분해 낸다. 퇴마사나 무당들이 그런다면 무시할 수 있지만 소위 종교인이라는 스님과 목사님들의 말씀은 어떻게 할까? 아무리 도력 높은 스님이나 믿음 좋은 목사님이라 할지라도 이 빙의를 증명해 보일 수는 없다. 진단방법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빙의란 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사람은 중이었든 목사였든 그냥 돌팔이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내 눈엔 보입니다’ 혹은 ‘나한텐 느껴집니다’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빙의는 여전히 미신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있다 없다’를 증명할 방법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그런 것은 없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런 것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하등 차이가 없다. ‘짓’이나 ‘느낌’만을 놓고 본다면 귀신은 분명히 우리 주변에 있다. 존재가 실제로 있든, 아니면 우리 마음의 착란현상에 불과한 것이든, 귀신은 분명히 있다.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로 논쟁을 하는 건 실제로 귀신을 본적이 있느냐 없느냐로 따지는 게 아니다. 물론 귀신을 실제로 봤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대부분 극도의 공포니 환각상태에서 헛것을 보았거나, 정상적인 것을 귀신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귀신논쟁은 다만 귀신의 ‘짓’ 혹은 ‘느낌’을 보고 그것이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따지는 것일 뿐이다.

(바지가랑이에 사람의 형상이 우연히 나타났다고 귀신이네하는 유치한 주장은 그만하자)

귀신이 있고 없고를 증명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뿐이다. 인간의 사유가 그저 뇌세포들의 생리작용인지 아니면 밖에서 유입된 영혼의 작용인지를 증명하면 된다. 영혼이 있다면 귀신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걸 증명할 방법은 ‘영원히’ 없다.


귀신인 모양이다
인생이 참 답답하게 꼬일때 ‘왜 이렇게 안 풀려요?’ 점쟁이를 찾는다. 근데 지금은 술술 풀려나가야 할 때인데도 이상하게 일이 막혀있는 경우가 있다. ‘가까운 사람중에 예전에 누구 자살한 사람 있나 알아봐’ 이 때 등장하는 것이 귀신이다.

몸이 이상하게 아픈데 아무리 검사를 받아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웬 도사가 맥을 잡더니 하는 말이, ‘수맥이야..’ 땅밑으로 흐른다는 그 물길이 왜 손목에서 잡힌단 말인가? 늙은이는 한문을 휘갈긴다. 숭상할 '숭'자처럼 생겼는데 ‘귀신 뛰놀 수’자 랜다. 이때도 역시 귀신타령이 나온다.

사람들은 이렇게 현대 과학이 해답을 주지 못하는 현상들에 대해 귀신, 도깨비, 사탄, 마귀의 장난인 것으로 답을 낸다. 증명할 필요도 없고, 증명할 방법도 없으니 이래 놓으면 만사가 편하다. 귀신을 대적할 전문직업군은 종교인외엔 없다. 그래서 귀신은 미신의 영역이면서 종교의 영역이다. 영혼이나 귀신의 개념이 없으면 둘 다 존재할 수 없다. 즉 미신과 종교는 같다. 귀신 놀음이다. ‘영적으로 깨어난다’라는 말은 귀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그 귀신과 접신을 한다는 뜻이다.

내가 광적인 종교인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딴게 아니다. 신분을 속이고 증상을 억누르며 거짓말을 일삼는 악질 빙의환자들이기 때문이다. 빙의든 접신이든 본질적으로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이들 종교인들은 그걸 기만한다. 수도승이든, 목사든, 도사든  말이다. 그래서 난 그들이 싫다.    

내 사고는 영혼이 따로 존재한다는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육체와 떨어져 나간 영혼 즉, 귀신은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사람들은 미리 정해진 인생궤도를 따라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후에 나는 굉장히 많은 궁리를 했다. 사물을 논함에 있어, 그 이치를 어렴풋이라도 꿰지 못했다면 그 사물을 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모든 것의 이치를 궁리하는 게 습관이지만, 이렇게 사람의 인생이 미리 정해져 있음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와 이치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고유 시리얼넘버를 가진 영혼’이다.


→ 빙의 1 – 도대체 이거 뭐야?
→ 빙의 2 –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 빙의 3 – 두개의 운영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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