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해고도 사람들
사방이 바다와 절벽으로 가로막힌 절해고도의 사람들. 이들이 듣는 바깥세상의 소식이란 오가는 얘기꾼들에게 듣는 게 전부다. 부자동네에 들락거리는 얘기꾼은 홍길동이 도둑놈이라 했다. 근데 빈민촌을 다니는 얘기꾼은 홍길동이 영웅이라고 했고, 홍등가에 자주가는 얘기꾼은 홍길동이 오입쟁이라 했다. 절해고도 사람들은 이 얘기들로 조합을 한다. ‘못된 부자들이 많은 모양인데 홍길동은 그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의적인데 여자들에게 인기가 높구나..’
근데 언제부터인가 절해고도에 부자동네에 들락거리는 얘기꾼들만 들어오게 되었다. 한 얘기꾼은 일지매가 무서운 살인마라고 했다. 또 다른 얘기꾼은 일지매가 사회에 불만을 가진 정신병자라 했고, 또 다른 얘기꾼은 일지매가 징그런 게이라고 했다. 절해고도 사람들은 이 얘기들로 조합을 한다. ‘일지매는 호모라고 놀림을 받으며 자라 사회에 불만을 가져 아무나 막 죽이는 미친 살인마구나..’
곧이 곧대로 믿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얘기꾼들의 어깨에 슬슬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목이 꼿꼿이 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세상소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모아놓고 계몽과 교육을 하기에 이르렀다. 얘기꾼이 아니라 장엄한 선생님처럼 굴기 시작했다.
2. 대통령은 언론이 정한다.
탈세혐의로 검찰청에 불려나온 언론사주의 꽉 다문 입술. ‘니가 감히 날..’ 이라고 말하는 그 거만한 입술, 굵은 바늘로 확 꼬매버리고 싶게 역겹다. 이틑날, 그를 사주로 모신 언론이야 당연하겠지만 다른 모든 언론들도 집단행동에 나선다. 사주의 탈세문제는 그 어디에도 없고 ‘힘이 없어 탄압받는’ 불쌍한 언론사의 언론자유 쟁취 투쟁만 있다. ‘언론탄압 중지하라’ 언론탄압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끝까지 함 가보면 참 좋겠구만, 대통령은 중간에 백기를 든다. 계속 밀어부치다간 산채로 매장당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잘 몰랐던 대통령 하난 언론과 쌈질을 하다가 결국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반면..‘초원복집사건’.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가 지역의 언론사주와 기관장들을 비밀리에 모아놓고 선거대책을 논의했었다.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을법한 여론조작 기도사건이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들은 ‘초원복집’하면 ‘안기부 불법도청’만을 떠올린다. 당시 언론들이 초지일관 도청문제만 물고 늘어졌었기 때문이다. 도둑놈을 현행범으로 잡았는데 경찰관이 도둑놈 팔 좀 심하게 꺾었다고 경찰관이 깜빵가고 도둑놈은 그냥 풀려났다. 마음 고쳐먹고 언론에 굴복했던 그 후보는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IMF로 나라를 말아먹었어도 그는 여전히 맞아죽지 않고 살아서 노익장을 과시한다. 언론이 봐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 게 아니다. 언론이 뽑는다. 국민들은 그저 언론이 낙점해준 대로만 투표하는 투표기계다. 이회창처럼 어지간한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언론의 낙점=차기 대통령’이다. 수많은 언론사들은 그 지향하는 이념이 각각이니 ‘낙점’하는 후보도 다르다. 따라서 언론사의 영향력에 따라 당연히 ‘오마이뉴스의 낙점=차기 대통령’ 혹은 ‘조선일보의 낙점=차기 대통령’이라고 해야할텐데 그냥 ‘언론의 낙점=차기 대통령’이라고 했다. 도대체 이렇게 뭉뚱그려 말하는 언론이란 도대체 어떤 걸 말하는 걸까? 띠바 묻고 대답하는 것도 유치하다. 바로 대한민국의 권력 조중동이다.
3. 조중동의 독과점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
사람들은 조중동의 점유율을 두고 언론 독과점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런지 보자. 중앙 종합일간지 시장에서 조중동 3개사의 점유율이 75%라고 한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50%를 현대자동차 혼자 차지하고, 빅쓰리 빅포가 시장의 100%를 지배하는 경우가 흔한 우리나라에서 ‘3개사의 75%’가 독과점 축에나 끼일 수 있을까? 아니다. 이 정도는 오히려 건전한 경쟁체제에 가깝다. 또 이것이 설사 독과점이라고 해도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형성된 독과점은 문제삼지 말아야 한다. 읽을거리가 많은 언론을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이고 그래서 몇 개 신문사가 소비자들에게 선택되어 집중된 것일 뿐이다. 소비자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형성된 이 점유율을 두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안티조중동’론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이 독과점의 형성이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인위적’인 것이었으므로 불공정한 독과점이라고 주장한다. 박정희대통령이 정권 보위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준 '몹쓸 독과점'이라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기업에 독과점을 인위적으로 줬었다. 그게 지금의 재벌들이다. 하지만 그의 ‘특혜 재벌의 수출주도정책’이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한 원동력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독과점들은 대부분 독과점이면서 동시에 상당히 효율적인 경쟁체제이기도 하다. 규모의 경제 덕에 서로 경쟁을 하되 지나친 출혈 없이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또 요즘 같은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외국의 기업들과 무한경쟁을 하려면 덩치가 필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국내사정만을 고려해서 독과점을 규제할 수도 없다. 이는 대다수 국민들도 동의를 했다. 다행히 정부와 국민들의 특혜와 이해를 받은 기업들은 국민들의 그런 바램을 상당부분 충족시켜줬다.
박정희 대통령은 언론사도 밀어줄 놈만 남기고 나머지는 아예 없앴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까지도 융자해주었고 신문사가 뜬금없이 호텔을 짓는데도 정부가 보증을 서줬다.
물론 이런 특혜는 주고 받는 거래였다. 정권은 언론을 키워주고 언론은 정권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조중동은 이 기간 중 '반공 보수신문'으로 색깔을 고정하고 덩치를 공룡처럼 키웠다. 우리가 앞만 보고 달려야 했을때 독재개발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국민들을 마취시켜 계도하고 이끌었다.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거 이런 정권홍보 언론들의 덕도 크다.
근데 십여년 전 개혁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중동과 정권의 밀월관계가 드디어 깨졌다. 십여년동안 정권과 조중동은 오히려 원수지간이었었다. 징그런 보혁대결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조중동의 독과점은 여전히 그대로다. 정권의 특혜가 없는데도, 아니 오히려 정권의 핍박을 받았는데도 그들의 독과점체제는 끄덕없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계속 조중동을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 조중동의 독과점체제는 소비자들의 자발적 선택, 전폭적 지지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들의 독과점은 몹쓸 독과점이 아니다. 소비자들에 의해 형성된 이런 자연스언 독과점을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건 원칙적으로 자본주의의 시장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설사 독점적 지위의 사업자가 그 시장 지배력을 이용하여 횡포를 부린다 하더라도 정부는 함부로 개입하면 안된다. 소비자들이 결국 그 독점 사업자의 횡포를 깨닫고 다른 경쟁회사를 찾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시장구조는 저절로 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자본주의 이념의 핵, ‘보이지 않는 손’이다.
4. 언론시장엔 ‘보이지 않는 손’이 없다.
지난 몇 년간 일부 시민단체가 그렇게 부글대었지만 조중동의 독점적 지위는 아직까지도 난공불락이다. 오히려 그 영향력은 더욱 더 커지는 느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이 조중동 독과점에 따른 폐해나 횡포를 전혀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를 느낀 조중동이 자기네 독자들을 더욱 몰아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독과점의 횡포에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언론의 보도이다. 그런데 그 횡포의 주인공이 언론이라면? 언론이 그걸 횡포라고 알려줄 리가 없다. 그렇다 보니 국민의 75%는 조중동이 횡포를 부려도 전혀 모른다. 문제를 모르니 아니 문제가 아예 없으니 해결책이 필요할 턱이 없다.
요즈음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이 한창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의 당연한 권리다. 이걸 깨부술 논리가 부족했던지 오늘 조중동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고 한다. ‘경제5단체’에서 경제를 걱정하며 성명을 내길, ‘기업들의 경제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니 광고주 압박운동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는. 그 기사를 읽은 조중동 독자들은 '그랬구나..' 하며 같이 걱정하고 시민들의 몰상식한 행동을 더 나무라게 되었을 것이다. 아 저 좌빨색퀴들.
근데 경제5단체의 이 성명이 '조중동의 압력과 부탁'에 의한 것이었음이 금새 밝혀졌다. 낯부끄러운 자작극이었다. 근데 이 자작극을 폭로한 기사는 조중동에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중동만 읽는 독자들은 조중동의 이 파렴치한 행동을 알 리가 없다. 경제5단체가 오죽했으면 저랬겠나.. 우리나라 경제가 걱정이다.. 철없는 친북 좌파들 정말 걱정된다.. 계속 조중동처럼 나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중동에 '세뇌'되고, 그 논조에 '중독'되고, 조중동의 정보만을 접하는 독자들이 국민의 75%다. 그들은 조중동만이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는 참언론이고 나머지 언론은 모두 다 친북좌파 쓰레기라고 여긴다. 이게 문제다. 그동안 조중동이 그렇게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혹시?'하는 의문조차 가지지 않는다. 75%의 국민들이 조중동의 볼모로 잡혀있는 우리나라 언론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이란 없다. 마약에 중독된 환자들처럼 조중동의 독자들은 조중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조중동이 나라를 걱정하는 신문인 것은 맞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타오르는 사명감 때문에 그들이 그리 한다는 것도 잘 안다. 조중동은 국가와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 꼭 있어야 할 신문들이다. 그러나 그 신문들이 너무 많다. 문제는 그거다. 똑 같은 이념을 가지고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아직도 '입 닥치고 발맞추어 나가야'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극우신문들의 덩치와 영향력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크다.
그래서 국민들이 나섰다.
→ 조중동 살리기 1 – 멸공 숭미 기독근본주의
→ 조중동 살리기 2 – 정치인과 종교인의 밥줄
→ 조중동 살리기 3 – 미디어 세뇌의 무서움
→ 조중동 살리기 4 – ‘보이지 않는 손’이 없다
→ 조중동 살리기 5 – 족벌언론의 폐해
→ 조중동 살리기 6 – 지금의 조중동은 민족의 해악
→ 조중동 살리기 7 – 조중동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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