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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섹스 1 - 왜 암수로 나뉘었을까?

섹스라는 것에 대해 다음 네 가지가 정말로 궁금했다.

첫째, 왜 굳이 암수로 나뉘어 번거롭게 섹스를 하게 되었을까?
둘째, 인간은 발정기가 아닌 때에도 섹스를 한다. 왜일까?
셋째, 오르가즘의 남녀간 불균형은 왜일까?
넷째, 섹스는 얼마나 자주, 언제까지 하는 것이 자연적인 것일까?

이 이야기를 언제 다 풀어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먼저 첫번째 의문부터 함 풀어가 보자. 왜 굳이 암수로 나뉘어 번거롭게 섹스를 할까?

종의 번식이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섹스라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이다. 물론 간단한 답도 있다. 홀로있는 아담이 외로워보여 하와를 만들어주셨기 때문이다. 섹스라는 과정이.. 인간의 무시무시한 원죄, 선악과를 따서 쳐먹은데에 대한 벌인지 하나님의 축복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역사적 사실, 과학적 사실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론 일부 있기도 하다.

초기의 단세포 조상들은 섹스없이도 性을 즐기고 살았으며 훨씬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종족번식을 꾀했었을 것이다. 번식을 위해 단지 세포 내의 내용물을 두배로 만들어 두개로 떨어져 나가는 방식으로 생식을 했다. 성적 욕망이 꿈틀대지도 않고 사랑을 하면서 겪을 온갖 번뇌도 없었을 것이다. 출산의 고통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섹스를 하게 되었을까
최초의 조상생물체중 일단의 단핵세포들은 분화과정에서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손상된 유전자를 수리하기 위해 유전자의 일부를 서로 교환) 다른 개체와의 'DNA 결합-교환-재정리'라는 '교미'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유전자를 반씩 나누어 갖게 되어 다양한 형질을 발현시킬 수 있었고, 이렇게 생성된 우수한 일부 단핵세포들이 점점 생태계를 지배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른 개체와의 결합이 더욱 우수한 형질을 생성한다는 것을 기억했을 것이고 결국 다세포생물체로 계속 진화를 해서 더욱 안전하게 우수한 DNA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보존하게 되었을 것이다. 생물들은 진화한 정보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또한 더 나은 개체를 만들려고 다른 개체와 DNA를 결합해 그 가운데 우성인 성질만 발현되도록 하는 기전도 발전시켰다.

이런 과정을 겪는중 결합하는 양 개체간 중복되는 유전자에 의한 비효율성이 나타나자 이를 극복하려 각기 다른 유전자들을 중심으로 절반으로 나뉘었을 것이다. 초기 생물들은 이 과정을 더욱 효울적으로, 평화적으로, 정교하게 하기 위해 독특히 분화했을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암수를 있게 한 것이다.

암수가 분화하면서,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이들은 서로에게 이끌리는 방법을 처절하게 찾아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암수가 서로 이끌리게 하는 것은 초기 세포들이 DNA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만일 서로에게 이끌리지 않는 개체가 있다면 그 개체는 자손을 만들지 못하고 생태계에서 영원히 도태되었다. 즉, 다시말해 어떤면으로나 열등한 인자를 가진 개체는 '자기복제에 의한 재탄생'되던 기회자체를 완전히 박탈당해 버린것이다. 잔인하다.


유전적 다양성
이렇게 섹스라는 과정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높여 진화를 촉진했을 것이다. 어려운 말들 같으니 쉽게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해보자.

한 나라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물론 남녀구분이 없다. 그냥 사람들이다. 모두 이분법을 통해 번식하고 있었다. 그 중엔 힘이 쎈 '아놀드'가 있었고, 힘이 약한 '아인슈타인'도 있었다.

근데 힘쎈 '아놀드' 숫자만 자꾸 늘어나고 힘 약한 '아인슈타인'은 '아놀드'에게 핍박을 당해 점점 숫자가 줄고 있었다. 위기에 몰린 '아인슈타인'은 어느날 '레너드'와 의기투합했다. 합쳤다가 이분하여 힘만 세고 머리가 나쁜 '아놀드'놈에게 대항하기로 했다. 그래서 '두한이'가 탄생했다. 두한이는 아놀드보다 강했다. 이제 세상은 '두한이'의 세상이 되었다.

'두한이'의 위세에 눌린 '아놀드'가 이번엔 머리 좋은 '게이츠'와 '합쳤다 이분'하기로 한다. 훨씬 힘세고 훨씬 똑똑한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태어났다. 여기저기 이런 '육백만불의 사나이' 들이 판을 친다. 나라가 너무 시끄럽다. '육백만불의 사나이들' 중 일부는 생존하기 위해 자기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더이상 다른 '육백만불의 사나이' 로 부터 공격을 받지 않아도 되게 되었고, 다른 '육백만불의 사나이들'이 오히려 생산적 결합을 원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나뉘기 시작했다. 한쪽은 울퉁불퉁하고 한쪽은 말랑말랑해졌다. 그러자 세상이 조용해졌다. 반은 '육백만불의 사나이'로 남고 반은 '소머즈'가 되어갔다. 남자에게 아직도 젖꼭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 이 처절했던 진화의 과정을 증명해 준다.


생태계에선, 세상에선.. 튼튼하지 못한 개체와 성적 매력이 없는 개체는 도태된다. ‘性的 본능'과 '생존능력'이 균형을 갖춘 개체만이 생태계라는 種들의 전장에서 살아 남는다. 생태계 모든 수컷과 암컷은.. 자기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우등한 자손을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상대방을 유혹하고 정복한다. 이 세상 모든 수컷, 암컷들은 어차피 이렇게 끊임없이 다른상대를 갈구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을지도 모른다.

고상한 척 몸매를 가꾸고 예쁜옷을 입고 화장으로 치장하는 여성들의 심리 깊숙한 곳 본능은.. 더많은 남성들로부터 더 많은 정액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다. 큰 유방은 여자가 좋은 영양상태에 있을뿐만 아니라 아기를 굶어 죽이지 않고 충분히 먹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요, 넓은 엉덩이는 분만도중에 태아를 잘 나을 수 있다고 자기 PR 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생존경쟁에서 가장 유리하다. 그래서 나온 말이.. 암튼 여자는 이쁘고 봐야돼..슬프지만 사실이다. 이렇게 수억년동안 어렵사리 섹스라는 과정을 통해 지금껏 눈부시게 진화해 온 인류가 요즈음 '도덕'이라는 굴레에 얽혀 더 이상 예전의 그 속도로 진화해 나가지 못한다.

일부일처제.. 상당히 '반 진화적'인 제도다. 널리 퍼져야 할 우등한 유전자가 겨우 몇개의 자손을 남기는데에 그친다. 반면 도태되어야 마땅할 열등한 유전자들이 '사회적 제도'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고 자손을 유지해 나간다. 천성적으로 외도하며 바람피우는 헤픈 남녀.. 손가락질을 할 것도 아니다. 인류의 진화라는 진화론적 사명감에 투철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결혼이라는 제도로 인해 이러한 본능이 제어를 받는다. 그러나 결혼도 인간의 본능인 성적 욕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는 못한다. 기회만 있으면 본능은 결혼이라는 허약한 방벽의 틈을 비집고 새어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패가망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이나 공자님이 이 생태계의 이치를 모르셨던 것 같다.

그나저나 발달한 문명의 외계인이 쳐들어 오기전에 우리 인간이 더 쑥쑥 진화해야 할텐데.. 걱정이다.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속수무책으로 당할까봐 그게 걱정이다..

인간을 가장 위대하게 진화되게 하였고, 인간이 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자연의 첫번째 선물, 그것이 바로 섹스라는 행위였다.

→ 섹스 1 - 왜 암수로 나뉘었을까?
→ 섹스 2 – 인간은 왜 아무때나 섹스를 할까?
→ 섹스 4 – 얼마나 자주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