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선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는데, 모두 4만 5천여 개의 음악파일이 랜덤으로 플레이 되기 때문에 꽤 한동안 같은 곡 되풀이 없이 다른 음악들이 나온다. 그 중엔 핑거스타일 기타 연주곡들도 꽤 많은데, 듣다가 느낌이 오는 곡이 있으면 그걸 다시 한번 돌려 듣는다. 직접 쳐볼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서너번 듣고 ‘이 곡이다’ 싶으면 제목과 연주자를 확인하고 악보를 구한다. 만약 악보를 구하지 못하면 You Tube를 뒤진다. 연주 동영상이 있으면 악보가 없어도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악보나 동영상 따라하기 - Liber Tango
귀로 듣고 따라 반복하면 악보나 동영상이 없어도 연주가 가능하지 않나? 아니다. 다른 악기와 달리 기타곡은 귀로만 들어서는 연주를 따라 할 수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Irregular Tuning' 때문이다. ‘미라레솔시미’ 튜닝(Standard Tuning)이 아닌 불규칙 조율들. 기타곡중엔 이런 불규칙 튜닝으로 연주한 곡들이 꽤 된다. 연주자가 D 튜닝으로 연주한 곡을 내가 스탠더드 튜닝으로 똑 같이 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귀로만 듣고도 튜닝을 알아내고 따라 칠 수 있는 고수가 혹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그 정도는 못된다.
또 설사 스탠더드 튜닝곡이라 할지라도 연주자가 카포를 끼우고 치는 경우엔 역시 귀로만 듣고 따라하기가 몹시 어렵다. 그래서 기타 연주곡의 경우엔 악보나 동영상이 꼭 있어야 한다.
얼마 전엔 아래 동영상 Liber Tango 라는 곡에 꽂혔었는데 다행히 이 곡은 악보와 동영상이 다 있었다. 원곡이 기타곡이 아니기 때문에 버전이 워낙 여러가지라 그것들을 적절히 짜깁기 하는게 문제였지만 어쨌든 악보와 동영상 덕에 이 곡은 잘 진행중이다. 난해한 운지 때문에 연주하다 왼손에 자꾸 쥐가 나서 매끄럽지 못한게 문제지.
다음으로 노리는 곡은 바로 헨델의 Largo 다. 악보는 없지만 괜찮게 편곡된 동영상이 하나 있다.
원곡에서 직접 따기 - Mo Better Blues
내친김에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곡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광고음악으로 여러 번 쓰였던 명곡 Mo Better Blues.. 재즈밴드가 끈끈하게 연주한 곡을 어쿠스틱 기타 달랑 하나로 느낌을 살려내긴 전혀 불가능하겠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곡이었다.
그러나 이곡은 핑거스타일로 편곡된 악보도 없었고, 핑거스타일 기타로 연주한 동영상도 없었다. 이런 경우엔 직접 따는 수밖에 없다. 이 곡을 아시는 분은 공감하시겠지만, 이곡의 멜로디를 받쳐주는 반주의 코러스가 아주 묘하다. 같은 듯 비슷한 듯 서로 다른 거다. 귀로만 들어서는 좀처럼 따내기가 힘들다. 물론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언젠가 되긴 된다. 하지만 이런 명곡의 경우엔 원곡의 악보가 있기 때문에 그걸 참조하면 훨씬 쉽다.
피아노곡을 기타곡으로 편곡하기 - Graceful Ghost
무심코 듣던 중에 마음에 계속 남는 피아노곡이 하나 있었다. Ragtime 스타일의 곡, 제목과 연주자를 확인해보니 George Winston의 Graceful Ghost다. 우아한 유령? 제목도 묘하다. 흐늘거리는 멜로디와 물 흐르는 듯한 리듬이 심히 매력적이다. 아래 동영상은 조지윈스턴 버전이 아니라 원작자 버전이다. 그래서 좀 다르다.
기타 악보? 없다. 기타연주 동영상은 하나 있긴 있는데 영 어색하다. 멜로디에 충실하려다 오히려 전체적인 느낌, '처연하게 흐르는 느낌'을 전혀 못 살렸다.
이십여년 전에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기타로 쳐보겠다고 달려들었던 적이 있었다. 악보도 없이 귀로만 듣고 흉내내면서. Irregular tuning을 전혀 모르던 때라 스탠더드 튜닝으로 시도했었는데, 결과물은 참혹했었다. 멜로디만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일뿐 전체적인 느낌은 나비야 나비야 수준. 피아노곡을 기타로 느낌 낸다는 것이 웬만해서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었다.
Graceful Ghost 그냥 듣기만 하긴 너무 아쉽다. 그래서 '악보'와 '음악 파일'을 시카고 심은선에게 보냈다. 내 주변의 누구라도 이 예쁜 곡을 직접 치고 언젠가 내가 그걸 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근데 시카고 심심이.. 피아노가 없단다. 띠바.
그렇다면 이걸 기타 곡으로 한번 편곡해봐?
변조하기
기타로 편곡을 하면서 원곡의 조를 그대로 고집하는것 만큼 바보같은 짓이 없다. 기타 편곡의 기본은 '연주가 가능함'이어야 한다. Graceful Ghost 를 '변조'해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어떤 조로 해야 할까? 핑거스타일 기타연주에서 멜로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베이스다. 베이스가 확보되어야 그나마 들을만한 곡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Graceful Ghost는 랙타임 곡이다. 베이스가 상당히 중요하다.
으뜸화음(도미솔)과 딸림화음(솔시레)의 베이스(도&솔)음이 개방현인 코드는 D와 A다. 이 중 A코드의 ‘도 솔’은 5번과 6번 개방현이고, D코드의 '도 솔'은 4번과 5번 개방현이다. 따라서 A 코드에서 버금딸림화음 베이스(파)를 치려면 높은 파를 쳐야 한다. 연주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D 코드에선 버금딸림화음의 베이스(파)도 낮은음으로 구사할 수 있다. 결국 스탠더드 튜닝에서 가장 활용이 자유로운 조는 바로 D이다. Graceful Ghost가 단조의 곡이니 시작은 Dm 조에서 해보기로 했다.
물론 Irregular tuning으로 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이걸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리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특정 변칙튜닝 하나만 주로 이용해서 익숙케되면 그때나 가능하리라고 본다. 위 동영상의 라르고는 Dropped D 튠에서 연주한 곡이다. 스탠더드 튠에서 6번줄만 한음 낮춘것. 그래서 이 Dropped D 튠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금세 익숙해 진다.
음 하나하나에 너무 매달리지 않기
기타로 곡을 편곡할때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원음에 너무 매달리지 않기'이다. 물론 원곡의 음을 모두 다 표현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곡의 음을 모두다 표현하려고 하면 할수록 연주가 어려워지면서 곡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멜로디를 살릴지, 아니면 멜로디를 포기하더라도 리듬을 살릴지 잘 판단해서 버릴 건 과감히 버려야 한다. 기타라는 악기가 이래서 묘하다.
한마디 두마디 세마디.. 된다. 열마디 스무마디.. 된다. 모든 베이스 음이 지근거리에 다 해결된다. 마지막 피니쉬.. 아뿔싸 마지막 음 하나가 안 나온다. ‘다장조라고 볼 때’ 높은도 낮은솔 젤낮은 도, 이렇게 낮은 ‘도’로 끝나는데 6번줄 개방현이 ‘레’밖에 안되는 것이다. Dropped D가 이래서 나온거다. 낮은 '도'가 나오니까^^ 곡의 끝이니 탄현하면서 6번 줄을 풀까(drop) 하다가, 그냥 두 옥타브 올린 음으로 경쾌하게 끝내기로 했다. 높은도 낮은솔 젤높은 도(화음 포함). 제법 그럴 듯 하게 완성이 되었다. 물론 피아노의 풍성함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느낌은 살릴 수 있었다.
근데 피아노와 기타.. 확실히 다르다. 무슨 차이일까?
→ 피아노 vs 기타 1 – 기타곡으로 편곡하기
→ 피아노 vs 기타 2 – 기타는 작은 피아노
→ 피아노 vs 기타 3 – 뭐가 더 좋은가
악보나 동영상 따라하기 - Liber Tango
귀로 듣고 따라 반복하면 악보나 동영상이 없어도 연주가 가능하지 않나? 아니다. 다른 악기와 달리 기타곡은 귀로만 들어서는 연주를 따라 할 수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Irregular Tuning' 때문이다. ‘미라레솔시미’ 튜닝(Standard Tuning)이 아닌 불규칙 조율들. 기타곡중엔 이런 불규칙 튜닝으로 연주한 곡들이 꽤 된다. 연주자가 D 튜닝으로 연주한 곡을 내가 스탠더드 튜닝으로 똑 같이 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귀로만 듣고도 튜닝을 알아내고 따라 칠 수 있는 고수가 혹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그 정도는 못된다.
또 설사 스탠더드 튜닝곡이라 할지라도 연주자가 카포를 끼우고 치는 경우엔 역시 귀로만 듣고 따라하기가 몹시 어렵다. 그래서 기타 연주곡의 경우엔 악보나 동영상이 꼭 있어야 한다.
얼마 전엔 아래 동영상 Liber Tango 라는 곡에 꽂혔었는데 다행히 이 곡은 악보와 동영상이 다 있었다. 원곡이 기타곡이 아니기 때문에 버전이 워낙 여러가지라 그것들을 적절히 짜깁기 하는게 문제였지만 어쨌든 악보와 동영상 덕에 이 곡은 잘 진행중이다. 난해한 운지 때문에 연주하다 왼손에 자꾸 쥐가 나서 매끄럽지 못한게 문제지.
다음으로 노리는 곡은 바로 헨델의 Largo 다. 악보는 없지만 괜찮게 편곡된 동영상이 하나 있다.
원곡에서 직접 따기 - Mo Better Blues
내친김에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곡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광고음악으로 여러 번 쓰였던 명곡 Mo Better Blues.. 재즈밴드가 끈끈하게 연주한 곡을 어쿠스틱 기타 달랑 하나로 느낌을 살려내긴 전혀 불가능하겠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곡이었다.
그러나 이곡은 핑거스타일로 편곡된 악보도 없었고, 핑거스타일 기타로 연주한 동영상도 없었다. 이런 경우엔 직접 따는 수밖에 없다. 이 곡을 아시는 분은 공감하시겠지만, 이곡의 멜로디를 받쳐주는 반주의 코러스가 아주 묘하다. 같은 듯 비슷한 듯 서로 다른 거다. 귀로만 들어서는 좀처럼 따내기가 힘들다. 물론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언젠가 되긴 된다. 하지만 이런 명곡의 경우엔 원곡의 악보가 있기 때문에 그걸 참조하면 훨씬 쉽다.
피아노곡을 기타곡으로 편곡하기 - Graceful Ghost
무심코 듣던 중에 마음에 계속 남는 피아노곡이 하나 있었다. Ragtime 스타일의 곡, 제목과 연주자를 확인해보니 George Winston의 Graceful Ghost다. 우아한 유령? 제목도 묘하다. 흐늘거리는 멜로디와 물 흐르는 듯한 리듬이 심히 매력적이다. 아래 동영상은 조지윈스턴 버전이 아니라 원작자 버전이다. 그래서 좀 다르다.
기타 악보? 없다. 기타연주 동영상은 하나 있긴 있는데 영 어색하다. 멜로디에 충실하려다 오히려 전체적인 느낌, '처연하게 흐르는 느낌'을 전혀 못 살렸다.
이십여년 전에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기타로 쳐보겠다고 달려들었던 적이 있었다. 악보도 없이 귀로만 듣고 흉내내면서. Irregular tuning을 전혀 모르던 때라 스탠더드 튜닝으로 시도했었는데, 결과물은 참혹했었다. 멜로디만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일뿐 전체적인 느낌은 나비야 나비야 수준. 피아노곡을 기타로 느낌 낸다는 것이 웬만해서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었다.
Graceful Ghost 그냥 듣기만 하긴 너무 아쉽다. 그래서 '악보'와 '음악 파일'을 시카고 심은선에게 보냈다. 내 주변의 누구라도 이 예쁜 곡을 직접 치고 언젠가 내가 그걸 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근데 시카고 심심이.. 피아노가 없단다. 띠바.
그렇다면 이걸 기타 곡으로 한번 편곡해봐?
변조하기
기타로 편곡을 하면서 원곡의 조를 그대로 고집하는것 만큼 바보같은 짓이 없다. 기타 편곡의 기본은 '연주가 가능함'이어야 한다. Graceful Ghost 를 '변조'해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어떤 조로 해야 할까? 핑거스타일 기타연주에서 멜로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베이스다. 베이스가 확보되어야 그나마 들을만한 곡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Graceful Ghost는 랙타임 곡이다. 베이스가 상당히 중요하다.
으뜸화음(도미솔)과 딸림화음(솔시레)의 베이스(도&솔)음이 개방현인 코드는 D와 A다. 이 중 A코드의 ‘도 솔’은 5번과 6번 개방현이고, D코드의 '도 솔'은 4번과 5번 개방현이다. 따라서 A 코드에서 버금딸림화음 베이스(파)를 치려면 높은 파를 쳐야 한다. 연주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D 코드에선 버금딸림화음의 베이스(파)도 낮은음으로 구사할 수 있다. 결국 스탠더드 튜닝에서 가장 활용이 자유로운 조는 바로 D이다. Graceful Ghost가 단조의 곡이니 시작은 Dm 조에서 해보기로 했다.
물론 Irregular tuning으로 해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이걸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리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특정 변칙튜닝 하나만 주로 이용해서 익숙케되면 그때나 가능하리라고 본다. 위 동영상의 라르고는 Dropped D 튠에서 연주한 곡이다. 스탠더드 튠에서 6번줄만 한음 낮춘것. 그래서 이 Dropped D 튠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금세 익숙해 진다.
음 하나하나에 너무 매달리지 않기
기타로 곡을 편곡할때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원음에 너무 매달리지 않기'이다. 물론 원곡의 음을 모두 다 표현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곡의 음을 모두다 표현하려고 하면 할수록 연주가 어려워지면서 곡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멜로디를 살릴지, 아니면 멜로디를 포기하더라도 리듬을 살릴지 잘 판단해서 버릴 건 과감히 버려야 한다. 기타라는 악기가 이래서 묘하다.
한마디 두마디 세마디.. 된다. 열마디 스무마디.. 된다. 모든 베이스 음이 지근거리에 다 해결된다. 마지막 피니쉬.. 아뿔싸 마지막 음 하나가 안 나온다. ‘다장조라고 볼 때’ 높은도 낮은솔 젤낮은 도, 이렇게 낮은 ‘도’로 끝나는데 6번줄 개방현이 ‘레’밖에 안되는 것이다. Dropped D가 이래서 나온거다. 낮은 '도'가 나오니까^^ 곡의 끝이니 탄현하면서 6번 줄을 풀까(drop) 하다가, 그냥 두 옥타브 올린 음으로 경쾌하게 끝내기로 했다. 높은도 낮은솔 젤높은 도(화음 포함). 제법 그럴 듯 하게 완성이 되었다. 물론 피아노의 풍성함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느낌은 살릴 수 있었다.
근데 피아노와 기타.. 확실히 다르다. 무슨 차이일까?
→ 피아노 vs 기타 1 – 기타곡으로 편곡하기
→ 피아노 vs 기타 2 – 기타는 작은 피아노
→ 피아노 vs 기타 3 – 뭐가 더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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