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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과대포장 싼티아고 길

싼티아고길을 다음 목표로 잡고 조사하던중 Francis Tapon 이라는 사람의 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이킹(트레킹)으로 꽤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한국에서 출판된 책 ‘너만의 길을 가라 Hike Your Own Hike’의 저자랍니다. 이 사람이 싼티아고 길에 대해 쓴 글에서 아주 흥미로운 구절이 하나 있었습니다.

 

In fact, there were an unusual number of Asians on El Camino. I rarely see Asians on long distance trails. As I talked to the Asians, I learned that they're all Korean. 싼티아고길에선 아시아인을 만나기가 매우 힘든데, 어쩌다 만나는 아시안들은 하나같이 한국인이었다는 겁니다도대체 한국인들이 그 길에 얼마나 많이 가길래 그러는 건지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2012년 기준 방문자 국적별 통계입니다


1위 스페인 (49.5%)

2위 독일 (8.11%)

3위 이탈리아 (6.44%)

4위 포르투갈 (5.37%)

5위 프랑스 (4.22%)

6위 미국 (3.67%)

7위 아일랜드 (2.00%)

8위 영국 (1.95%) 

9위 네덜란드 (1.57%)

10위 캐나다 (1.51%)

11위 대한민국 (1.30% 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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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위 일본 (0.45%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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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위 중국 (0.1% 186) 


기차만 타면 산티아고길에 쉽게 갈 수 있는 유럽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아시아국가들중 압도적인 1위입니다. 유명한 여행지마다 우글우글거리는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이 길엔 드뭅니다. 더 놀라운 통계는 20131월 한달의 통계입니다. 부동의 1위 스페인(48.32%)에 이어 한국이 2(14.66%)입니다. 이 정도면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Francis Tapon은 한국인들이 이 길을 이렇게 많이 찾는걸 어떤 '책의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었습니다한 한국여성의 산티아고길 순례기가 한국인들에게 싼티아고길 열풍을 불게 했다는 겁니다하지만 이 싼티아고 길은 책한권에 감명받아서 선뜻 도전할만한 길이 아닙니다. 걸어서 30~40일이 걸리는 어마어마한 대장정입니다. 시간과 돈 그리고 특별한 열정이 없이는 꿈도 꾸지 못할 길인 겁니다. 그럼에도 일년에 2,500여명의 한국인들이 이 길에 도전한다는 건 예사 현상이 아닙니다. 연령대 통계를 봤습니다30세 이하는 28%, 30세에서 60세까지가 57%, 그리고 60대 이후가 15%입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겁니다. 이렇게 나이든 사람들이 30일 이상 걸리는 이 길을 찾는 이유가 순수 하이킹이었을까요? 아닐겁니다. 그러기엔 이 길은 너무 멀고 너무 깁니다. 과연 그들을 이길로 잡아 끈건 뭐였을까요


그건 바로 '종교적'인 이유였습니다. 이길을 찾는 이들중 94.5%가 '종교적 순례'가 목적인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한국에선 이 길을 그냥 '길'이 아니라 '순례길'이라고 바꿔부르는 거였습니다. 이쯤에서 의문이 생기는게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순수 하이커에게도 이 길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답을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전문가와 경험자들이 솔직하게 일러준 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싼티아고 길은 아마 이런 모양일 겁입니다. 

하지만 실제론 이런 길이 훨씬 더 많답니다. 물론 Route에 따라 차이는 있겠습니다. 

 

우리가 기대하던 고즈넉한 흙길은 전체의 1%가 채 안되고, 자동차가 달리는 아스팔트 길이 반 이상이고, 아스팔트가 아니더라도 아스팔트길과 바짝붙어 나란히 가거나 자동차 소음이 들리는 길이 전체의 95%랍니다. 그리고 풍광도 똑같음의 나열이고, 주민들도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있어 불쾌감도 많이 느낀답니다. 결국 '종교적으로 간절한 목적'을 가지지 않은 순수 하이커들에겐 이 길이 '지루하고 짜증나는 길'이 될 수밖에 없는겁니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평생의 여행목표'인 이 싼티아고 길. 우리들이 상상하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노면도 과대포장'되어있고, 그 '명성도 과대포장'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이 '과대포장 싼티아고'는 리스트에서 제외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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