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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이지

혼을 잃은 예수쟁이 1 - 귀신을 믿느냐?

혼백
사람이 죽으면 魂(혼)과 魄(백)이 갈라 선다고 했다. 魄(백)은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요, 魂(혼)은 그 氣가 흩어져 소멸하는 것이다. 종교에 따라 그 혼이 천국에 가느니, 내생에 다시 태어나느니 하지만, 魂은 흩어져 그냥 소멸하는 게 이치적으로 맞는 것 같다. 아님 말고.

뭔가 한이 남아 아직 소멸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혼, 그 기운 덩어리(이런 애매한 표현외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귀신, 유령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魄(백)에서 이탈된 魂(혼)이기 때문에 魄(백)의 눈만이 작동하는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건 자의로 魄(백)에서 魂(혼)을 일시적으로나마 이탈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魂(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魄(백)에 묶여 魄(백)의 눈으로만 사물을 보다가 魂(혼)이 魄(백)과 이탈하여 魂(혼)의 눈으로 사물을 보게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귀신을 봤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순간 일시적으로든 魄(백)에서 魂(혼)이 이탈되었던 사람을 말한다.

말도 안되는 소릴 하고 있다고? 천만에.. 말이 된다. 이렇게 아주 잠시나마 魂(혼)이 이탈된 魄(백)을 우린 ‘넋이 나갔다’ 혹은 ‘얼이 빠졌다’ 라고 표현한다. ‘넋나간 사람처럼.. 얼빠진 놈..’ 아주 흔하게 쓰는 표현들이다. 넋과 얼은 혼이란 뜻의 우리말이다. 


떠돌이 혼이 내게 들어온다
문제는 바로 이때다. 이렇게 넋이나 얼(魂)이 잠시 빠져나간 바로 그 틈을 타, 무수히 떠돌던 다른 魂(혼)들 중의 하나가 재빨리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기도 한다. 魄(백)없이 떠도는 魂(혼)은 늘 피곤하기 때문에 안식할 魄(백)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언제든 魂(혼)이 빠진 魄(백)이 보이면 주저없이 들어간다. 뭔가에 홀려 넋이 빠져있던 요팡의 魄(백)에 루팡의 魂(혼)이 들어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몸(魄)은 요팡이되 정신(魂)은 루팡이다.

다행히 정신을 차렸다. 근데 잠시 나가 있다가 들어와보니 웬놈이 내 자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놀랠 것 없다. 그놈을 끌어내고 내가 다시 들어가면 된다. 魄(백) 없이 떠 돌던 魂(혼)은 독하긴 하되 魄(백)에 뿌리내릴 힘이 없는 것이다. 음양의 이치다. 陽만의 기운으로 떠도는 魂(혼)이 음양을 갖춘 내 魂(혼)을 이길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군말 없이 자리를 내어주고 떠난다.

그런데 만약.. 내 魂(혼)이 유난히 허약해 들어온 魂(혼)보다도 기운이 약하다고 치자. 이땐 문제가 다르다. 돌아온 주인이 힘이 없어 보이면 들어온 魂(혼)이 비켜줄 생각을 거두어 버릴 수 있다. 같이 들어앉아 살게 된다. 우리들은 이런 사람들을 ‘미친놈 미친년’이라고 부른다. 배는 하나인데 사공이 둘이다. 몸은 하나인데 대가리가 둘이다. 그래서 오락가락 하니 미친놈이다.

‘미친놈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말은 그래서 맞는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몽둥이로 패면 정신을 잃는 바로 그때(昏絶 魂絶)가 바로 내 魂(혼)과 들어온 魂(혼) 모두 잠시 魄(백)과 떠나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내 魂(혼)은 원래 제집이므로 쉽게 다시 찾아 오지만 흘러 들어온 魂(혼)은 다른 곳으로 떠날 확률이 높다. 아님 말고.


무당
누구나 이렇게 들어온 혼이 있으면 내쫓으려 하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들어온 魂(혼)을 오히려 떠받들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무당이다. 엑소시스트. 밖에서 들어온 그 강한 魂(혼)을 거역하면 몸이 아파지고 죽기까지 하니 할 수없이 그짓을 한다고 한다. 이 사람들은 들어온 魂(혼)에 복종하며 살 수 밖에 없다. 이걸 '빙의'라고 한다. 몇천년전에는 아마 이런 경우 꽤 많았을 거다.

이들이 魂(혼)을 부르는 것을 '굿'이라고 한다. 사람들 대부분 이걸 미혹하고 한심한 짓으로 여긴다. 굿이라는 말만 들어도 소름 끼쳐한다. 또 굿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례때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내는 의식도 있다. 招魂이라고 한다. 이것도 사람들은 혐오한다. 아마도 다른 魂(혼)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너무 미혹한 짓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쟁이
그러나 굿과 초혼은 혐오하면서도 정작 내게 들어온 혼은 아주 충실하게 받들며 사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다. 당신이 아는 사람 열중 서넛은 이렇다. 들어온 魂(혼)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떠받들며 그 魂(혼)을 따른다. 물론 그 雜神의 정체는 결코 모른다. 거룩한 다른 존재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을 보면 하나같이 ‘넋이 나간 듯’ ‘얼이 빠진 듯’ 보이는 사람들이다. 속말로는 '미친년 미친놈'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의 언어로는 '성령이 충만’한 상태다.

이렇게 魂(혼)이 빠져나간 그들의 魄(백)은 무주공산이다. 떠돌던 魂(雜神)들이 우수수 빨려 들어간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모두 내가 받드는 상제님의 靈이 내 몸에 충만함으로 알고 기뻐한다. 밖에서 들어온 魂(혼)의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주인과 다툼을 각오하고 들어갔는데 오히려 주인이 자기 식구 魂(혼)을 밀어내고 떠돌이 잡혼을 '거룩한 존재'로 떠받들어주니 말이다. 평생 있겠노라고 다짐을 한다.

위기상황에 닥치거나 오랜기간 고난을 겪다가 갑자기 종교에 무섭게 빠져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소위 ‘딴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지지리도 안 풀리는 인생을 살다가 결국 내 자아(魂)보다는 다른 魂(혼), 좀 더 능력있어보이는 절대자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내 魂(혼)을 믿지 못하고 다른 魂(혼)을 찾으니 그 틈을 타 얼씨구나 雜神이 들어와 ‘딴 사람’을 만들어 버린다. 미국에 이민 와서 외로움과 막막함에 힘겨워 하다가 이렇게 되는 사람들 무지하게 많다.

이렇게 들어 온 雜神은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속인다. 굶어 죽은 청계천 거렁뱅이의 혼도, 칼에 찔려 죽은 목포 양아치의 혼도, 자살한 창녀의 혼도 모두 자기 정체를 숨긴다. 나를 상제님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정체를 밝힐 이유가 없다. 그냥 상제님 행세를 한다.


하나님 영접
이걸 회개했다고 말하거나 상제님을 영접했다고도 말하고, 상제님 아들의 '어린양'이 되었다고도 말한다. 雜神에게 자기 魂(혼)을 빼앗긴 상태이건만 그들은 그것을 '하나님을 영접'한 것으로 알고 산다.

안타까운 이 사실을 말해주고 싶지만 전혀 불가능하다. 이미 잡신의 노예가 되어버린 그들은 '귀와 눈이 막혀' 다른 이야기는 절대 들으려 하질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를 불쌍히 여긴다. 그러니 서로 듣기싫은 말만을 한다. 싸움이 나서 절교하는 건 예사이고 저주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魂(혼)을 빼앗긴 이런 사람들과는 대화 자체를 하지 않는 게 피차 이롭다. 그들이 받들고 있는 그 상제님이 사실은 그 옛날 '유대족의 무당이 개인적으로 모시던 잡신'이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앞에서 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하면 맞아 죽는다.


→ 혼을 잃은 예수쟁이 1 – 귀신을 믿느냐
→ 혼을 잃은 예수쟁이 2 – 잡신들의 마약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