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익은 곡이지만 그 제목이 Waltzing Matilda 라는 걸 안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스티브 어윈이 죽었을때 그를 추모하는 동영상을 보고 처음 알았다.
‘마띨다’는 여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옛날 여행자들이 등허리에 메고 다니던 개나리봇짐( → 괴나리 봇짐으로 수정)을 의미한다고 한다. 짐꾸러미 자체로 포근한 침구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 포근함을 빗대어 이것을 여인 ‘마띨다’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우리네 ‘죽부인’과 유래가 비슷하다.
이 봇짐을 둘러 메면 그게 등허리 윗쪽으로 늘어지게 되는데, 이게 꼭 중세 유럽 여인들이 엉덩이에 넣었던 뽕처럼 보였나 보다. 길을 걸으면 그 개나리 봇짐이 흔들거리게 되는데 그 모습이 꼭 그 뽕 치마를 입고 왈츠를 추던 여인들의 엉덩이 같다고 느꼈던 모양이고. 그래서 이렇게 걸을 때 흔들리는 봇짐을 Waltzing Matilda 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즉 Waltzing Matilda 를 직역하면 ‘흔들리는 봇짐’이다. 제목이 상당히 서정적이고 목가적으로 느껴진다. 가사까지 살펴보자.
Once a jolly swagman camped by a billabong
Under the shade of a coolibah tree
And he sang as he watched and waited 'til his billy boiled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Down came a jumbuck to drink at that billabong
Up jumped the swagman and grabbed him with glee
And he sang as he stuffed(shoved) that jumbuck in his tucker-ba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waltzing matilda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And he sang as he stuffed that jumbuck in his tucker-bag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Up rode the squatter, mounted on his thoroughbred
Up rode(came) the troopers, 1,2,3
"Where's that jolly jumbuck you've got in your tucker-bag?"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Up jumped the swagman and sprang into that billabong
"You'll never take(catch) me alive!", said he
And his ghost may be heard as you pa-ass by that billabong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waltzing matilda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And his ghost may be heard as you pa-ass by that billabong
You'll come a waltzing matilda with me
방랑자가 연못가에 야영을 하는데 새끼 양 한마리가 있길래 그걸 슬쩍 가방속에 집어 넣었는데, 양주인과 경찰이 나타나 양도둑을 좇는다. 그들에게 잡히느니 방랑자는 차라리 물속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 같다. 갈수록 태산이다. 아무리 봐도 그저 ‘양도둑’에 대한 이야기 아니든가. 전혀 서정적이지도 목가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스토리도 이상하다. 새끼양 한마리 가방에 집어 넣고 가다 걸렸으면 새끼양을 도로 내어놓으면 되지 경찰에 잡히기 싫다고 목숨을 끊는 건 뭔가? 이런 희한한 가사와 ‘흔들리는 봇짐’이라는 제목을 가진 노래가 스티브 어윈의 추모 동영상의 배경음악이라는 건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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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Tommy Emmanuel과 Chet Atkins 가 함께한 이 Waltzing Matilda를 연습곡으로 골랐다. 사연은 감이 잡히지 않지만 멜로디가 매력적인 그 곡, 기타곡으로 편곡한 것도 썩 괜찮다. 근데 이상한 건, 여느 곡들은 기타가 손에 익을 무렵 슬슬 그 곡에 싫증을 느끼게 마련인데 이곡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이 곡을 치면 아름답다고 느낀다.
다른 편곡이 있나 찾아보다가 호주 출신의 유명한 포크그룹 The Seekers의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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