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에서 10월초까지 이곳 LA에 섭씨 40도 정도의 늦은 더위가 왔었다.
일상적인 생활이 약간 불가능한 그런 더위.
습기가 거의 없는 LA지역에선 웬만한 더위로는 별로 불편하지 않다. 한낮이라도 햇볕만 피하면 그리 덥지 않고 해만 떨어지면 가을처럼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더위처럼 남동쪽 어디선가 더운 열기가 몰려와 LA에 머물면서 40도를 넘나드는 경우는 좀 다르다. 밤에도 한동안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고통스럽다.
만약 이런 날 깜깜한 밤중에 후끈한 바람이라도 불면 이상한 공포감이 든다. 마치 지옥의 유황불 앞에 선 듯, 마치 영화 속 지구 최후의 날을 맞이한 듯한 그런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10월이 왔어도 가을의 느낌이 날 턱이 없었다. 쌀쌀한 근덕바닷가를 떠올리고, 통일로변 코스모스를 떠올리고, 속리산 산삼 막걸리를 떠올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계속 가을을 기다렸다.
어제.. 그 더위가 갑자기 사라졌다.
해가 떨어지니.. 띠바 춥다.
가을이 오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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