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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서머타임.. 너무 귀찮다

여전히 헷갈린다
몇주 전 야채.. ‘곧 서머타임이 해제되니 미리미리 준비’를 하잔다. 좋은 아이디어. 생체시계를 미리미리 조금씩 바꿔야 한다. 그래서 그날부터 ‘일어나는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기 시작했다. 하루에 5분정도씩 일찍 일어나기 시작한거다.

이런 된장.. 우리가 반대로 하고 있다는 걸 일주일정도 흐른다음에야 알았다.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늦게 일어나야' 하는 건데 반대로 연습하고 있었던 거다. 띠바.. 그래서 부랴부랴 ‘자는 시간’을 10분씩 늦추는 걸로 바꿨다. 생체시계 훨씬 더 헷갈렸다.

오늘 새벽에 해제된 서머타임(DST). 벌써 13번째 겪는다. 실시와 해제를 따로따로 따지면 무려 25번째인데도 여전히 이렇게 '늘 처음처럼' 헷갈린다.

시간을 당겨야 하는 건지 밀어야 하는 건지 늘 헷갈린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시계바늘을 이렇게 바꾸세요’ 그림으로 보여줘야만 겨우 안다. 우리만 이러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다 이런지 모르겠지만 참 어지간히도 안 익숙해진다.


이거 왜 하나?
Daylight Saving Time 일광절약시간, 절약이라기 보다는 햇빛을 ‘더 많이 활용’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이해를 잘 못 하겠다. 여름철 아침시간이 아까워서 그러는 거라면 그냥 전국적으로 '일과 시작시간을 한시간 땡기면 될 것'을 왜 '시간 자체'를 바꾸고 지랄인지 정말 모르겠다.ㅋㅋ


어떤 나라들이 하고 있나 봤더니 대부분 북쪽의 나라들이다. 그래 맞다. 북쪽 나라들의 여름은 정말 이상하더라. 낮이 비정상적으로 긴거다. 밤 열시인데도 밖은 훤하더구만. 그래서 이런 나라들이 서머타임제를 시작한 거라고 한다. 해가 중천인데 집에서 아직 뭉개고 있다는 게 좀 아깝다고 여겨졌을 수 있었을 테니까. 근데 시작 시간이 당겨지면 끝내는 시간도 당겨진다. 일찍 일을 마치니 해가 중천인데 일 안하고 집에서 놀게 되는거다. 결국 쎔쎔이다. 도대체 이게 어떤 효과가 있다는건지 잘 모르겠다. 수긍되는 유일한 효과는 '전등불 절약효과'다. 한시간 일찍 자게 하면 전등불을 한시간 일찍 끄게 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엔 안 그렇다.


하나마나란다. 귀찮기만 하다
오히려 서머타임 기간동안 냉방기의 사용전력이 늘고, 늘어난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한 전력사용이 늘어 전체적인 전력사용은 오히려 더 증가한다고 한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오히려 에너지 소비량이 더 늘어난 거다. 그런데도 아직도 이걸 하고 있다. 그냥 '관성'이 아닌가 싶다.

일년에 두번씩 시계 맞추는 거.. 이거 정말 번거롭다. 저절로 미국 NIST 표준시간과 맞춰지는 시계 두개를 제외하곤 집에 있는 모든 시계를 다 수동으로 고쳐야 한다. 벽걸이시계 알람시계 그리고 부엌의 거의 모든 기기와 오디오에 붙어있는 조그만 디지털 시계들, 그리고 타이머 서너개.. 합이 열개가 넘는다. 사용설명서를 읽어봐야만 고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알람시계를 제외하곤 아직 손도 안댔다. 차에 타니 자동차의 시계도 바꿔야 한다. 물론 어떻게 바꾸는 건지 기억이 안난다. 역시 그냥 놔뒀다. 출근하면 이곳저곳 걸려있는 열한개의 벽걸이 시계를 다 바꿔야 한다. 의자를 놓고 올라가 하나하나 다 바꿨다. 힘들다. 

서머타임.. 띠바 헷갈리고 번거롭고 귀찮다. ㅋ
그냥 일과시간을 땡겼다 늦췄다 하면 안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