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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The Last Farewell to Mr. Bu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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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P. Burns Nov. 04, 1927 ~ Oct. 09, 2006)


잠시 어디론가 여행을 가신 걸로 생각하려 했지만, 떠나신 분을 붙들고 보내드리지 않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제도 점심무렵 아저씨가 매니저로 계시던 아파트 주위를 서성이면서 나오는 사람을 기다렸었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그 시간, 콜리아줌마께서 전화를 주셔서 아저씨의 죽음을 알려 주셨네요. 명함을 이제서야 발견해서 뒤늦게 알려주게 되었다면서.

그렇습니다. 번즈 아저씨는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왜 굳이 아저씬 그저 고향에 가신 걸거라고 생각하려 했었는지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내 가슴 아플까봐.. 그게 싫어서 그랬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아저씨를 떠나보내는 연습을 무수히 했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참 나쁜 놈이지요. 그런 걸 연습하고 있었다니.

마지막일줄은 꿈에도 몰랐던 그 날, 환한 웃음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냥 빙긋 웃기만 하고 방에서 나와버린 것, 죄송합니다. 왜 이리 옷 입는 시간이 많이 걸리느냐 밖에서 혼자 웃으며 핀잔 했던 것, 정말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느라 아저씨 가실 때 나와서 인사도 못한 것, 죄송합니다. 그렇게 타박을 하느라 아저씨의 마지막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것이 더욱 가슴을 메어지게 합니다. 슬프긴 해도 담담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음이 아직까지 이렇게 아플지는 몰랐습니다.

혼자 계시던 컴컴한 방, 갑작스레 죽음의 공포와 맞닥치시면서
얼마나 무서우셨습니까?
아무도 지켜보는 이 없이 혼자 쓰러지시면서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서러우셨습니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가시면서 얼마나 답답하셨습니까?


번즈 아저씨.
지금은 아저씨가 그렇게 그리시던 고향 아일랜드에 계신가요.
초원이 아름답다던 아저씨의 고향마을에서 보고싶어 하시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셨나요.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아일랜드 여행
아저씨가 서둘러 먼저 가셨네요. 저는 나중에 가도록 하지요.

근데 어쩌지요. 아저씨가 얘기 해준 아저씨의 고향마을 이름이 생각나질 않네요.
어디로 아저씨를 찾아가야 하나요.

그곳 하늘나라는 외로움이 없겠지요.
그곳 하늘나라는 쓸쓸함이 없겠지요.

이제 그리움과 외로움, 모두 벗어 던지시고
편히 쉬세요.



아마 저는 아저씨를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아저씨의 고향 노래입니다.

Hymn to hope



아저씨 친구들의 장례식에서 친구들의 마지막 길에 아저씨가 늘 불러주었다는 곡,
아저씨가 죽으면 불러달라고 하시던 그 곡. 아저씨 가신 길에 늦었지만 들려드립니다.

The last farewell




그리고, 아저씨 돌아 가시기 몇 달 전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녹음하셨던 앨범중의 한 곡, 마치 죽음을 예감하신 듯 인사를 하고 계셨네요. 아저씨 평생의 연인 콜리 아줌마와 하께 하신 그 노래,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I’ll see you again



다시 뵐때까지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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