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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크리스마스 트리.. 生 전나무에 대한 오해

예전 한국의 크리스마스 트리.. 동화책에서 보던 멋진 전나무는 아니었다. 트리를 하는 집도 별로 없었지만 설사 애들 때문에 억지로 한다 할지라도 예쁜 전나무는 언감생심이었다. 그저 집에 있던 아무 화분나무에 그저 장식만 주렁주렁 매다는 정도.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못생긴 미깡나무에 종이로 만든 장식을 주렁주렁.. 당연히 느낌이 없을 수밖에. 그나마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아예 시들해져서 그 이후론 한번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해 본 적이 없다. 교회나 백화점에서 보면 되지 뭘 집에서까지.

 

하지만 미국에선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정성스럽게 꾸미는 모양이다. 사소한 전통에도 의미를 두고 그것을 즐기는 미국인들이니 크리스마스 같은 연중 최대의 명절을 그냥 보낼 리는 없겠다. 해마다 이맘때면 대형마켓마다 크리스마스 트리 매장이 커다랗게 들어서고 사람들로 북적댄다. 그리곤 예쁜 전나무 하나씩을 차 지붕에 매달고는 집으로 간다. 해마다 보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한동안은 이게 잘 받아 들여지지 않았었다. 자연보호차원에서리.. 그게 모두 밑둥이 잘린 나무들이기 때문이다.

(生 전나무(Fir)들의 사체들..)


(마음에 드는 사체를 고르곤 줄을 선다. 사진을 찍는 나를 이상하게 보길래 뒤에서 몰래 찍었다)


(원하는 길이로 자르고 다듬은 후 그물망으로 포장까지 해준다) 


아까운 생 전나무를 밑둥에서 잘라와선 집안에 세워놨다가 시즌이 끝나면 내다 버린다? 이해할 수 없었다. 30여년전 전두환시절, 황영시 육참총장이 지나가는 길에 가로수가 있어야 한다며 커다란 나무들을 밑둥에서 잘라와 길가에 그냥 꽂아뒀었던 그런 황당한 사건이 미국에선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거다. 어떻게 10년 이상 된 살아있는 전나무(Fir)들을 밑둥을 잘라 죽일수 있을까? 고작 한달 즐기자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시즌에 천만그루 이상 잘려 나갈텐데. 가짜 전나무로 하면 될 것을.. 가격도 비슷하고 진짜와 구분도 안가는데.. 에이 이중인격 미국놈들..

 

근데.. 이건 내 생각이 짧은 거였다.

 

가짜 전나무보다 진짜 전나무를 쓰는 것이 훨씬 더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란다. 크리스마스 전나무들은 오지에 위치한 전문 농장에서 트리 전용으로 길러지는 것들인데 7~12 년을 주기로 해당되는 년차의 나무들만 베어낸단다. 그래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한다. 또 사용 후 모두 분쇄해서 100%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전혀 없다고 한다.

반면 가짜 나무들은 합성수지로 만드는데 전나무의 가는 이파리 모양을 만들기 위해 제작과정에 수많은 유독물질들이 첨가된단다. 이런 유독성 화학물질 덩어리가 사용후 버려지면 수백년 썩지 않고 남는데 이 환경오염이 엄청나다고 한다.  

(환경오염 덩어리..)

 

혹시라도 나처럼 크리스마스 전나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분들은 그 오해 푸시기 바란다생 전나무를 트리로 쓰는 건 '자연파괴'가 아니라 '자연보호'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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