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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자연의학 6 - 내 몸안의 백만대군

우리몸엔 60조개의 세포가 있다. 이 하나하나가 다 내몸의 뛰어난 의사들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60조 의사를 내몸안에 놓아두고 바깥의 한두사람 의사에게 매달리려 한다. 오천만년동안 우리를 지켜온 몸안의 의사들을 내팽개치고 길어야 이백년 경력의 섣부른 몸밖의 의사들을 더 믿으려 한다.

서양의 일반 과학이 다 그러하듯, 의학도 기계론적 관점과 환원주의적 방법론 위에 서있다. ‘나는 인간을 하나의 기계라고 생각한다….병든 사람은 잘못 제조된 시계, 건강한 사람은 잘 제조된 시계에 비유할 수 있다’ 얼핏 너무나 극단적이고 무식하게 들리는 이 말은 바로 동서양의 우월적 지위를 서로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데카르트의 말이다. 현대의학의 기본적인 관점은 이러하였다. 병이란 것은 신체라는 기계의 어느 부분이 고장 난 것이고, 따라서 의사는 이 고장난 부분을 찾아 수리하는 수리공이라고 생각 하였다.

현대의학의 위대한 업적의 주춧돌은 파스퇴르였다. 파스퇴르 이전만 해도 사실 동양의학이나 서양의학이나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그러나 파스퇴르가 미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서양의학은 일대 대 변혁기를 맞이한다. 인체 밖에서 침투한 세균에 의해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입증하고 콜레라 장티푸스같이 인류를 위협하던 거의 모든 병들의 원인균들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이런 원인균들을 죽이면 질병을 퇴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면역의 원리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게 되었고 그 이후 플레밍에 의해 페니실린이라는 기적의 항생제가 나타나게 되었다. 이 항생제로 말미암아 서양의학이 세계의 의학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서양의학을 세계의 의학으로 일으켜 세운 이 항생제가 이제 서양의학의 맹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된 것은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스로 싸우는 법을 잊고 항생제에 의존하던 허약한 신체가 얼마나 많은 난치병을 몰고 왔는지는 누구나가 다 인정하는 바일 것이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파스퇴르와 동시대를 살았던 또 한명의 의학자 베르나르이다.

그는 ‘생물체와 환경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건강한 생물체는 외부환경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살아남기 위해 내부적으로 평형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즉 인체가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고만 있다면 병원체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생물체가 가장 알맞은 생존조건에 맞추어서 자신의 안정성을 지키려는 자율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즉 인체의 항상성(Homeostasis)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면역력만 강하다면 어떠한 질병에도 끄떡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대 파스퇴르의 발견이 너무 극적이었기 때문에 베르나르의 이러한 생각과 이론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베르나르의 후배중에 베르나르의 이론이 맞다는것을 직접 자기 몸으로 생체실험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그 유명한 메치니코프이다. 콜레라균의 배양액을 몇사람이 마시는 극단적인 실험을 감행하여 모두 살아남았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베르나르의 자연론적인 생각과 메치니코프의 극단적인 실험도 ‘세균질병설’ 이라는 시대의 대세를 바꿀 수는 없었다.

한국에서 한때 요구르트의 이름에 파스퇴르와 메치니코프가 있었던게 기억난다.
난 메치니코프를 마셨었다. 이후 파스퇴르는 망했다. 주장하는 바와 아무 관계는 없다. ^^;;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를 조직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단순한 생명체도 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리 복잡한 첨단 기계도 이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스스로를 조절하는 이 능력은 부분적으로 환원할 수 없는 유기적 시스템, 즉 조직의 전체성이다. 전체성이란 곧 ‘관계’이다.

물론 현대의학도 인간을 단순한 기계라고 보느느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명체는 자기보존과 재생산의 능력을 가진 화학적 기계’ 라는 생각은 ‘인간은 하나의 시계장치’라는 생각보다는 덜 기계론적이지만, 생명체의 기능과 특성을 결론적으로 화학법칙과 물리법칙으로 설명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는 똑 같은 패러다임 위에 서있다.

오늘날 알 수 없는 대사성 질환의 만연은 그동안 과학이라는 신화에 가려졌던 어떤 ‘다른길’로도 눈을 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길을 가는사람은 적었지만 그동안 있어왔고 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길로 눈을 돌리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의사는 보살피는 사람이지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다
머리통이 깨져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그곳을 꿰매준다. 우리는 의사가 치료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사가 한 일이라곤 상처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해둔 것일뿐이다. 상처를 아물게 하고 다시 살이 돋아나오게 한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상처를 아물게 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우리몸의 세포들이 하는 일이다. 역대 모든 명의들을 다 불러와도 세포가 하는 이 일을 대신할 수 없다.

의사가 필요없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의사는 단지 care 하는 사람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의사는 결코 cure 하지 못한다. 그건 우리 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잘 낫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 한결같이 ‘단기간에 거짓말처럼 낫는 기적 같은 치료’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가, 새로나온 신약이 그걸 실현시켜 줄 것으로 믿고 그렇게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의사가 맘에 안들면 더 비싼 의사 더 큰 병원으로 옮긴다. 그리곤 대부분 의사가 진단을 잘못해서, 의사가 약을 잘 못써서..원망한다. 그렇게 의사만을 찾아 다닐뿐 정작 자기자신은 아무것도 안한다.

병이 잘 낫는 사람은 겸손하다. 병이 든것도 남의탓으로 돌리거나 재수가 없다고 돌리지 않고 액땜한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미리 얘기하지 않아도 자연의 질서를 미리 알고 내 몸의 외침을 들을 줄 안다. 체중이 늘어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아프면 무릎을 위해 체중관리를 한다거나, 너무 많이 먹어 위가 부담이 되면 위를 쉬게 하기 위해 음식을 줄인다. 스스로 이렇게 자연의 이치대로 병을 다스릴 줄 안다.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 만성질환은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몸이 하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조건 좋은 의사 좋은 치료법 좋은 약만 찾다가 생긴 결과이다. 그렇게 좋은 의학만 찾는 것은 작은 병을 난치병으로 끌고가는 지름길이다.

현대의학의 전리품으로 항상 평균수명이 늘었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잘 알다시피 그것은 숫자의 놀음이다. 전염병의 퇴치와 ‘출산의 질병화(애를 낳는 일도 병원에서 맡게 된 사실)’로 인한 영아사망률의 감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혹자는 얘기한다. 주변에 요즘처럼 80넘은 노인네들이 많은 적 있었냐고. 인정한다. 죽어야 했을 사람들의 삶의 길이를 어느정도 연장 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병을 퇴치한 것이 아니라 지리하게 숨만을 연장시킨 의학기술의 도움일 뿐이다.

미국처럼 의료보호가 잘 되어있는 나라에서 하루에 먹는 약의 가짓수가 스무개에 육박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천재지변에 의해 그들이 그 약들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그 약들을 끊으면 곧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 사망한다. 만약 그 약들이 치료제라면 그들은 그렇게까지 약의 가짓수를 늘지 않았을 것이고 또 그 약들에 의해 병이 치료가 되었다면 약을 끊어도 살아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가지 않아 대부분 사망한다. 즉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약에 의해 강제로 생명을 연장당하고' 있을 뿐’이다. 내 몸안의 백만대군이 움직여서 일을 하기전엔 결코 병은 낫지 않는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얻으려면 그에 합당한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상식적인 것을 잊고 산다. 세상에 공짜가 없음을 알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값을 치러야 한다. 좋은 의사 좋은 약에 값을 지불하라는 말이 아니다.

화학문명과 기계문명이 제공하는 이로움은 그대로 맘대로 누리면서 그 피해만은 살짝 피해나가려고 하는 속셈은 통하지 않는다. 외국의 군대에 의존하여 나라를 지키려다간 얼마지 않아 점령군으로 돌변한 그 해방군들의 횡포에 신음하는 불쌍한 백성이 되고 만다는 것을 잘 안다.

자연상태의 동물은 굶주려 죽거나, 싸우다 난 상처로 죽지 당뇨병이니 암 같은 이상한 병에 걸려 죽지 않는다. 병을 모르고 건강하게 살던 아프리카의 오지에 의료선교가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간염이 생기고 이후 당뇨까지 생기고, 파키스탄의 유명한 장수촌 ‘훈자’인가 하는 곳이 매스컴을 타고 관광객이 들어닥치고 문명의 화학물질들이 들어간 이후, 더 이상 건강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니게 되어버린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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