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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학

트랜스 지방? 맛있잖아

만만한 아이 고르기
어느 고등학교의 한 교실이다. 희귀하게도 그 반에 국회의원의 아들이 있고, 재벌의 아들도 있고, 장관의 아들도 있다. 그 아이들이 아버지 명예에 걸맞게 성실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이런넘들 거의 그렇듯 전부 꼴통들이다. 학교정문을 부숴버리기도 하고, 교장실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교사들을 폭행을 하기도 한다. 무슨 일이든 그거떨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사건이 없다. 뒤에서 다 조종한다. 학교의 암적인 존재들이다. 면학분위기가 조성될 리가 없다. 영문을 잘 모르는 학부모들은 뭔가 조치를 취하라고 빗발치듯 항의를 한다. 이거떨 당연히 퇴학시켜야 학교가 조용해 진다.

그 양아치덜의 담임선생. 괴롭지만 행복한 보직이다. 귀가 따갑도록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받지만, 그 문제아이들 부모로부터 받는 격려금만 잘 챙기면 평생을 먹고 살 수도 있다. 교장도 몰래 격려금을 받아 챙기는지 크게 질책하지는 않는다. 

담임선생, 남의 눈이 있으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뭔가 선생으로서 할일은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그 문제아이들을 직접 심하게 나무라기는 싫다. 격려금이 끊길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법을 하나 찾아 내었다.

두들겨 패도 후환이 없는 만만한 아이를 하나 고른다. 이제부터 모든 걸 이놈에게 뒤집어 씌우기로 한다. 조금만 잘못 해도 팬다. 1분 지각을 해도 패고, 성적이 1점만 떨어져도 패고, 조금만 떠들어도 팬다. 자격지심 때문인지 개 패듯 아이를 팬다. 그리곤 면학분위기를 저해하는 핵심 문제아를 찾아내 현재 맹렬히 교정교육중이라고 교장에게 품신하고 학부모들에게 보고한다. 다들 ‘그런가보다.. 담임이 그래도 열심히 한다..’ 생각한다. 일부는 ‘그 망할놈 더 패세요..’ 한다.


범털 개털
친구의 친구가 교도소 교도관이었는데 가슴이 아플때가 많다고 했단다. 몇백억 몇천억씩 해먹은 놈은 떵떵거리면서 세상을 활보하고, 몇억 몇십억 해먹은 놈이 잡혀 들어오면(웬만해선 잘 안들어오지만) '범털'이 되어 고참 교도관 순으로 굽신거리며 시중을 든단다. 생존을 위해 오만원짜리 쌀푸대 훔친 '개털'들만 여지없이 잡혀들어와 차가운 교도소 방에서 썩다 나가야 한다. 먹고 살려고 어쩔수 없이 그런 사람들. 법의 망은 참으로 묘해서 큰 것들은 흘러 나가고 잔챙이들만 여지없이 그물에 걸린다. 큰거는 안 거드린다. 만만한 개털들만 건드린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일하는 티는 그렇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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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오르지만 현실이다. 강한 놈은 무슨 짓을 해도 용서받고 만만한 홍어좆들만 피투성이가 되는 게 우리 세상이다. 이런 억울한 현상은 음식에도 있다.


콜레스테롤, 그동안 미안했다. 이젠 트랜스 지방이다
영양학자들에게 억울하게 걸려 요즈음 갑자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 이상한 지방, ‘트랜스지방’이다. 기본적인 영양학 공부는 좀 했었지만 난 이걸 몰랐다. 이게 워낙 비중없이 기술되어 있어서 그냥 지나쳤었는지 몰라도 좌우간 난 몰랐다.

아무도 모르고 있던 콜레스테롤이란 놈을 끄집어 내어 ‘성인병의 주범이 바로 이 놈입니다. 여러분..’ 모든 걸 콜레스테롤에 뒤집어 씌우기 어언 몇년.. 끝내 심장병등과 콜레스테롤과의 인과관계, 함수관계를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영양학자들 의사들 좀 쪽팔리다. 그래서 물타기 작전으로 새로운 희생양을 하나 새로 들고 나와야 하겠다. 그게 트랜스지방이다. 한동안 이 트랜스지방 어지간히 당할 것이다. 모든 누명을 다 뒤집어 쓰게 될테니.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들, 의료계에 몸담은 사람들, 을매나 요란들을 떨까? 트랜스지방.. 트랜스지방. 그동안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 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트랜스지방 트랜스지방을 제창할 것이다. 예의 그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그 동안은 콜레스테롤 가지고 호들갑을 떨더니 왜 갑자기 트랜스지방이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없다. 이 트랜스지방의 광풍에 휩쓸려서 그런 의문을 가질 겨를도 없다. 이제 콜레스테롤은 누명을 벗고 잊혀질 때가 다가오는 것 같다.



칠팔년전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미국내 모든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의 함량표시를 의무화하네 마네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있었지만 잠시 그러다가 말 것으로 생각하고 별로 궁금해 하지 않았었다. 근데 급기야 요즘 이 트랜스지방이란 놈 때문에 한국까지도 들썩들썩거린다. 그제서야 궁금해 진다.


트랜스 지방이 뭔데?
‘지방의 종류엔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혈중 지방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있다’
‘체지방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있다’ 

왜 이런 교과서 설명을 먼저 끄집어냈느냐 하면 트랜스지방을 알려면 먼저 이놈을 어떤 구분법에 끼워 넣으면 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은 지방의 종류를 둘(포화 & 불포화)로 구분했을 때 불포화 지방산에 속한다. 일반적인 자연상태의 불포화지방산은 시스형(cis - 탄소에 붙은 수소가 모두 같은 쪽에 있는 형태)인데 어떤 가공을 통해 그것이 반고체상태가 되면 수소가 탄소의 반대쪽에 가서 붙어있는 형태로 바뀌는데 그래서 그것을 전이형(trans - 수소가 서로 반대편에 붙어있는 형태)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한댄다. 그것이 바로 요즈음 시끄러운 트랜스지방의 정체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알 필요 있나?.. 당연히 없다. 우린 이런 거 몰라도 된다.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트랜스지방은 마가린과 쇼트닝이다. 식물성 기름을 사용, 보관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마가린이나 쇼트닝 등의 형태로 바꿀 때 산패를 억제하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데 이 공정에서 '시스'형이 '전이'형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역시 이런 거 알 필요 없다)

그러나 이건 자연상태에서도 존재한다고 한다. 소의 위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전환된 트랜스 지방산이 우유에 집적된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미미하기 때문에 영양학 서적에도 제대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햇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배고픈 과학자들, 뭔가를 터뜨려야만 생존하는 과학자들이 튀김음식의 유해성을 뒤집어 까고, 트랜스지방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다가 결국 이렇게 눈부신 조명을 쪼이기 시작했겠다.

그래 바로 이거다. 이놈에게 다 뒤집어 씌우면 되겠다 싶었던 거다. 그러자면 이놈에게 그럴듯한 지위를 줘야 한다. 새로운 카테고리가 하나 필요하다. 만들면 되지 뭐. 그래서 불포화지방산 범주의 한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트랜스지방이란 것을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 3의 지방'으로 떡-하니 자릴 잡아주게 되었다. 


장난하냐?
제빵업계에선 이 트랜스지방을 없애기 위해 마가린, 쇼트닝 대신 버터를 사용하겠다고 한다. 버터는 동물성 지방이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이 없다. 그러나 포화지방이 많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선 튀김을 할때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사용하겠다고 한다. 팜유는 액체이니 트랜스지방이 없다. 하지만 팜유의 포화지방 비율은 40%가 넘는다. 뭔 얘기인지 헷갈리겠지만 간단하다.

포화지방을 더 먹자고 합창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까지만 '아주 나쁜 것'이니 절대로 먹지 말라고 입이 부르터지도록 떠들어댔던 그 '포화지방'을 아제 와선 갑자기 더 먹으랜다.. 

기억나는지 몰라도 불과 이십여년 전엔 건강을 위해 버터 대신 마가린을 먹으라고 계몽을 했었다. 우리집에선 훨씬 이전부터 아침에 빵을 먹었었기 때문에 기억한다. 그러던 게 느닷없이 요즈음 반대가 되었다. 마가린 대신 버터를 먹으라고 한다. 포화지방 괜찮으니 먹으란다. 물론 괜찮다고 말한건 아니지만 과거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것이 현대 영양학의 현주소다. 모르던 걸 밝혀내었으니 현대영양학 참 가상한 것 아니냐고? 늦었지만 우리들 건강을 위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잘 한번 생각해 보셔. 얼마나 웃기는 짓들인가. 영양소 가지고 장난하는 짓들.


재료가 위험한데 양념에게 뒤집어 씌운다
오랫동안 먹으면 사람이 크게 탈이 나는 독버섯이 있다. 당연히 이거 먹으면 안된다. 근데 그걸 잘만 요리하면 참 맛있다. 이 독버섯 요리를 몇십년째 파는 식당이 있다. 당연히 탈이 나고 죽은 사람도 꽤 있었다. 그러나 이 식당은 버섯이 독버섯이란 사실을 끝내 밝히지 않는다. '쓰던 양념중 하나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데 이제 그 양념을 안쓰기로 했으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얼마전까지 쓰던 식용유가 문제가 있다고 하니 앞으론 다른 걸로 쓰기로 했으니 안심해라..' 그 식당은 아직도 손님들도 북적댄다.

문제는 독버섯인데, 그걸 감추고 겉에 살짝 묻은 양념 탓만 하는거다. 트랜스지방이 유해하냐 아니냐 따지는 게 딱 이짝이다. 재료는 놔두고 양념 탓 하는거. 

그래도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궁금하면 인터넷을 뒤져보라. 어디에나 있다. 영양학 신봉자들이 꾀꼬리 합창하듯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에 대해 올려놓았으니까. 그러나 십수년뒤엔 이 트랜스지방 역시 또 누군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우리들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왜 나만 가지고 그래-’ 진부하다. 사람들은 잊혀진 존재엔 신경도 안쓴다.


맛 있는데 왜 나쁘지? 하던 분
그러나 이번엔 새로운 게 하나 있다. 영양학자들이 자충수를 둔게 하나 있거든.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음식이 맛이 있다’는 사실을 얼떨결에 인정하고 만 것이다. 트랜스지방으로 해야 부드럽고 바삭바삭하고 고소하다. 버터나 팜유를 사용하면 펑퍼짐하게 흐물거리고 고소한 맛도 없어진다고 한다. 그래? 트랜스 지방이 들어가면 맛이 좋아지는데 그게 몸에 무지하게 나쁘다?

전에 내가 ‘육식의 유해성’을 이야기 할 때 내게 온 쪽지중에 이런 게 있었다. 내용의 깊이로 보아 영양학자나 영양학도인 듯 싶었다.

‘음식이 맛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몸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려 한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고기가 맛있게 느껴지는 사람은 그 사람의 몸에 고기가 필요하다는 증거이다’ 내가 답장하기를,

‘피가 떨어지는 날고기가 맛있게 느껴지면 몸에서 고기를 요구한다는 뜻이지만 가공에 의해 맛이 좋아진 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했더니,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게 언제인데 익힌 고기에 적응하지 못했겠느냐, 양념을 곁들여 맛있어진 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 입에 맛 있다는 건 몸에서 요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난 고기를 계속 먹겠다’  ‘자연식품이든 가공식품이든 맛 있다는 것은 몸에서 원한다는 뜻이고, 몸에서 원한다는 것은 몸에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했었다.

아마 그 분.. 이번 트랜스지방 퇴출 열풍에 많이 혼란스러워 하실 수도 있겠다.
‘트랜스지방 맛 있는데 왜 나쁘지?’


진짜 상대해야 할 적은 육식
글 내용이 아리까리하지? 트랜스지방, 이거 나쁘니 먹지 말라는 얘긴지, 아니면 무시해도 된다는 얘긴지. 난 어차피 이런 종류 음식들 원래 잘 안 먹지만, 트랜스지방 무서워 애써 피할 생각은 없다. 트랜스지방과의 전쟁? 웃긴다. 죄없는 트랜스지방 붙들고 조지지 말고..

굳이 누구랑 전쟁을 할거면
'육식숭배' 나 '환경오염'이랑이나 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