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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미국 대선 방식 이해하기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정말 이상하다. 국민들이 투표를 해서 선거인단을 뽑고, 그리고 나서 그 선거인단이 투표를 한번 더 한다. 한번에 뽑으면 될걸..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선거인단 숫자 배분도 이상하고 승자독식이라는 이상한 방식 때문에 엄청난 민의의 왜곡도 발생한다. 그래서 국민들의 전체 득표에서는 이기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부시와 고어때가 그랬다. 전체 득표울에서는 고어가 앞섰지만 선거인단 숫자에서 부시가 이기는 바람에 이후 지구촌에 끔찍한 재앙들이 일어났었다


정치 선진국 미국에서 왜 이렇게 이상한 제도로 대통령을 뽑으며, 국민들은 왜 두말 없이 그걸 따르고 있을까? 이상하게 보이는 것의 핵심은 두가지.

 

 

1. 각 주에 배당된 선거인단의 숫자가 인구비율이 아니다.

이거 잘 모르는 사람 참 많다. 인구 24만명의 와이오밍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3명이다. 그렇다면 인구가 75배인 1800만명의 캘리포니아의 선거인단은 225명이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55명에 불과하다. 다수결에 따른 민의가 왜곡되어 반영되는 이상한 선거인단 배분이다. 하지만 이거.. 이유가 있다.

인구수로 배분을 하면 와이오밍 같은 주는 중앙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져 금세 낙후되어 버린다. 미국을 건국한 지도자들이 이 점을 고려했다. 불합리하게 보이는 선거인단의 배분은 연방제 미국에서 각 주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승자독식

이거 정말 이상한 제도다. 2개주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가 이 방식을 채택했다. 예를 들어 선거인단이 10명인 주에서, 주민들의 선거 결과 민주당:공화당 득표율이 60:40 이라면 단연히 선거인단도 6:4명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론 득표율이 앞선 민주당이 10명을 다 가져가는 제도다


당연히 여기에서 민의의 엄청난 왜곡이 또 발생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승자독식은 금세 이해되지 않는다하지만 여기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승자독식 역시 중앙정부가 작은 주를 무시하지 못하게끔 하는 기발한 장치다

승자독식이 없는 경우의 예를 들어보자. 인구 100만의 주에서 50% 득표를 하면 5명의 선거인단이 확보되고, 인구 1000만의 주에서는 50% 득표를 하면 30명의 선거인단이 확보된다고 치자. 그러면 당연히 후보로서는 당연히 인구가 많은 주만 신경쓰게 된다. 선거인단 숫자가 적은 주는 그냥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승자독식제도의 기발한 수가 발휘된다


선거인단을 승자독식으로 몰아주면.. 비록 선거인단 숫자가 적긴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정도의 숫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규모가 작은 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대받게 되겠지만 어쨌든 이 역시 연방제 미국을 유지시키는데에 나름 역할을 하고 있다.



어제 한국 TV를 보니 미국 대선 개표결과를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길래, 혹시 미국 대선의 이상한 방식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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